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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얼 서스펙트>로 주창되고
<식스센스>로 확립된 뒤, 매년 무수히도 많은 따라영화들을 배출해 온 반전(反轉)무비란
장르의 십년 씹은 풍선껌마냥 질긴 생명력은 올해도 어김없이 계속되어, 당 장르는 현재까지
안으로 <퍼즐> 그리고 밖으로 <프레스티지>에 이르는 영화들을 근면성실히도
배출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헌데, 근래 최고의 반전을 공언하며 각급
기자들에게 ‘절대 핵심 반전을 누설치 말아주세요’라는 읍소를 해 마지 않던 <프레스티지>의
관람을 마친 후 필자에게는 해묵은 의문 하나가 들었다. 과연 스포일러란 무엇인가.
..라고 말씀드린다면, 물론 ①
[명] 약탈자;망치는 사람(또는 물건)이라는 엣센스 영한사전적 의미나 ②,
“절름발이가 범인이다!” 또는 “부르스가 유령이다!” 등의 기초 상거래 질서 교란 행위자들이라는
영화판적 의미를 언급하시겠으나, 그런 얘기를 다시 하자는 건 아니고, 필자가 오늘 논하고자
하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이 영화를 보는 재미를 진정 잡치는(spoil) 것인가 하는 것이다.
최근, 오씨某 인지 수퍼액某 인지 뭔지는
기억이 나지않으나, 하여튼 모 영화 전문 채널을 통해 필자는 <네고시에이터>를
또다시 관람코야 말았다.
당 영화는 지금까지 필자가 본의이게 그리고
본의 아니게 근 10회 정도는 관람해 온 영화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웬만해서는 중도에서 하차할 수 없는 고성능의 관객흡수력을 자랑하는지라 또다시 끝까지 관람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헌데 다들 아시다시피 이 <네고시에이터>에도
나름 결정적인 반전이라는 게 있다.
물론 이건 반전 중에서는 대단히 클래식하다
할 ‘아니, 니가 범인?’형 반전이고, ‘처음부터 범인같아 보이는 넘은 절대 범인이 아니며,
진짜 범인은 설마 저 넘이 범인이겠는가라는 생각조차 미치지 않는 바로 그곳에 배치된다 ’라는
반전업계의 기본 수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지라 반전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는데는 실패했다만,
어쨌든 확실히 반전은 반전이었다. 그리고, 그랬던만큼 당 영화의 개봉 당시 인터넷에서는 언제나처럼
당 영화의 범인에 대한 얘기를 둘러싸고 니가 스포일러니 아니니하는 말씨름도 제법 오고갔더랬다.
하지만 당 영화를 보기도 전에 범인의 정체를
언뜻 들어버리고 말았던 필자는 그러나, 범인을 알고 봤다는 사실이 크게 억울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러한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오히려 이제는, 처음부터 범인에 주목하면서
보는 재미마저도 쏠쏠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네고시에이터>는 반전에 기대지 않고도
충분히 자기 힘을 가져가는 이야기였다.

추석 연휴에 마술쇼들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다만,
요즘은 마술에서마저도 보자기 같은 잡스런 거 쓰지 않고 완전 톡 까놓고 보여주면서 하는 시대다.
그런데 나름 마술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프레스티지>가
그닥 별다른 감흥도 없고 예측마저도 상당히 용이한 어정쩡한 트릭을 ‘제발 반전을 알리지 말아주세요’
등의 얄팍한 보자기로 애써 가리고 있는 건 참으로 애달픈 처사다.
이제 웬만한 수법은 나올대로 나온 반전무비
업계에서, 진정한 스포일러란 ‘이 영화엔 반전이 있다’라는 얘기를 애써 퍼뜨리는 주최측이라는
것을 왜 깨닫지 못하는가. 이 ‘반전 예고’ 덕분에 관객들은 관람 내내 범인 맞추는 것 외의
다른 부분에는 도대체 집중을 할 수가 없음인 것이다.
하여 이제, 다들 기냥 확 스포일러가 되어
버리자. 그딴 어설픈 반전 쯤은
다 알아도 여전히 재밌는 영화가 진정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니까. 그리고 정보 나부랭이
몇 개 알았다고 해서 시시해져버리는 그런 영화는 처음부터 시시한 영화였을 뿐이니까.
씨네 21 577호 (06년 11월 첫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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