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어웨이> 상영관 표류기


등 급 :
 로빈슨 크루소틱 대박해양액숀 기대자 관람불가
 완존 해피엔딩 절대 선호자 관람불가
 영화속 간접광고 거부반응자 관람불가
 그외 모든 관객 관람가

[특기사항] 당 영화가 뻔하고도 느끼찬란한 헐리우드산 휴먼무비가 아닐까 두려워하는 관객은, 두려움을 경감시켜도 무방하다.

 
<JSA>의 순풍이 잦아들기가 무섭게, 두 개의 거대한 쒯풍랑 <단적비연수>, <리베라메>가 한꺼번에 찾아들고..

이 풍랑의 거친 혓바닥 위를 헤메이다 끝내 좌초하여, 수평선 너머 저 머나먼 곳, 그 끝을 알 수 없는 그저그런 영화들의 망망대해를 떠다닌지도 어언 3개월 여.. 그간 수많은 관객들은 갈곳없는 파도에 밀려오는 그저그런 영화들의 잔해들에 외로운 한 몸을 의탁하여, 설 연휴라는 높디 높은 파도를 넘어야 했다..

쇠하여진 기력으로 설 연휴의 풍랑을 넘기 위하여, 평소에 웬만하면 입에 대지 않던 영화들에 마저도 어쩔 수 없이 입을 대어야 했던 관객들의 지갑에는, 을씨년스럽게 구겨진 입장권만이 남아 그들이 지나와야 했던 고단한 항해를 말없이 전해주고 있다.

그 기약없는 표류 끝에, 간간이 밀려오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루>등의 잔잔필의 한국산 연애무비들도 가뭄의 단비처럼 내려 주었으나, 오랜 표류에 지친 관객들의 메마른 목에는 여전히 갈증의 상흔이 깊게 드리워져 있다.

암담한 세월, 그 갈증만큼이나 길고 먼 저 수평선 한가운데 홀연히 떠오른 두 편의 영화가 있었으니, 그것은

<번지점프를 하다> 그리고 <캐스트 어웨이>.

그 중 본 위원은, 50해리 밖 멀리에서도 톰 행크스의 마빡光과 눈빛을 뚜렷이 구별해낼 수 있는 <캐스트 어웨이>의 상영관에 닻을 내리고, 이 보고서를 적어, 파도에 실어 니덜에게 전한다.

과연 이 영화는, 설 연휴 이래 계속되어 온 관객제위의 고되고도 외로운 항해의 종지부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인가..


포스터 - 톰 행크스

보시다시피 당 영화의 포스터는, 포스터라기보다는 거대한 톰 행크스 증명사진에 가깝다. 증명사진 치고는 다분히 구리고도 심히 억울한 표정을 짓고있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톰 행크스의 대문짝만한 얼굴에 이름 넉자, 영화제목만으로 떨렁 만들어진 당 영화의 포스터는, 당 영화의 개봉관들을 초원 사진관 진열장으로 변모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아무리 톰 행크스라지만, 감독도 못지않게 유명한 로버트 제멕키스구, 상대 여배우도 드넓은 마빡을 엘레강스하게 과시하며 요즘 한참 뜨고 있는 헬렌 헌튼데 이는 다분히 오바스런 포스터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톰 행크스한테 들인 인건비 본전을 뽑으려는 의도가 다분한듯한 당 영화의 포스터. 그러나, 실제로 당 영화를 접하고 나면, 왜 당 영화의 포스터가 톰 행크스 얼굴 하나로 밀어붙이는 필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 깜이 와버린다.

다들 아시다시피, 당 영화는 페덱스FedEx라는 세계적인 철가방 회사의 직원인 '척 놀랜드(톰 행크스 분)'가 무인도에 표류하는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무인도에 표류했는데 누가 또 있겠냐. 톰 행크스 지 혼자밖에 더 있겠냐.

Before & After (1)


이리도 쌔끈하게 잘 나가던 넘이..

이렇게 망가져 버렸다

결국, '척 놀랜드'가 무인도에서 버벅거리면서 먹고 자고 싸고 고뇌하는 대목이 약 72% 가량을 차지하는 당 영화에서는, 어쨌든 싫건좋건 주리줄창 톰 행크스를 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싫건좋건 포스터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연기 - 또 톰 행크스

하지만, 초반 30분과 후반 30분을 제외한 1시간 20분 동안 톰 행크스만 줄창 본다하여 당 영화가 지루하단 얘기는 아니다.

일단, 톰 행크스의 연기에 대해서는 이번에도 역시 머라 드릴 말씀이 없음이다. 얘, 본 위원 취향은 좀 아니다만서도 어쨌든 연기 잘하는건 인정할 수 밖에 없었도다.

영화는, 중반부쯤에서 갑자기 "4년 뒤"로 건너뛰는데, 이 무인도에서 4년동안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꼴은 넘의 풍모를 갖추기 위하여, 전반부 촬영 뒤 1년 동안 살빼고(60파운드. 1파운드가 0.45kg정도니깐 약 27kg) 수염, 머리 기르고 다시 나머지 부분을 촬영했다는건 어쨌든 대단하다.

Before & After (2)


이리도 포동포동하던 넘이..

이렇게 반쪽이 돼 버렸다

하지만, 이거야 인건비 절라 많이 받았으니깐 그 정도는 해줘야한다고 생각할수도 있을 것이다. 울나라에서는 머, 한달에 5, 6키로는 책임지고 빼준다는데 널리구 널렸는데 머. 하긴, 대부분 살빼기 대신 물빼기로 일관하긴 하지만. 우쨌던, <코르셋> 촬영당시 이혜은이 보여줬던 쪘다빼기 묘기를 이미 경험한 우리에겐 이건 별루 대단한게 아닐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요한 건, 톰 행크스 연기는 그런걸 오히려 눈치 못채게 할만큼 압도적이라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연기가 쒯이라면 볼거라곤 '저넘이 과연 얼마나 뺐길래..' 밖에 없을텐데, 그런 살빼기 같은 거에는 신경이 써질 틈이 없다는거다. 다들 아시다시피, '쟤 연기 참 잘한다'는 생각마저 들지 않도록 하는 연기야말로 고수의 연기가 아니던가.

그런걸 보여주는 장면들은 대표적인 장면으로서, 비행기 추락후 휩쓸려온 무인도 해변에서 정신이 든 후 그가 짓는 표정을 꼽을 수 있겠다. 시간과 함께 멈춰버린 카메라 앞에서 약 2분간 보여주는, '이런, 조또.. 여긴 도대체 뭐란 말인고..'라는 망연자실 필의 그 억울무쌍한 표정을 보라. 그 표정은 관객들에게, 그야말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암담함을 엥기기에 충분하다.

"여보쑈Hello!" "누구없냐Anybody?!"등의 대사같지도 않은 대사만이 간간이 나오는 - 하긴 더 이상의 대사가 나올수가 없는 상황이지만두 - 이 표류 초반부를 흥미진진하게 끌고가는 가장 강력한 힘은 역시 톰 행크스의 연기다.


연출 - 로버트 제멕키스

하지만, 아무리 연기가 좋았더라도 감독 로버트 제멕키스 특유의 은근한 유머감각이 없었으면 충분히 지루해지는데 성공할 수도 있었다. 그렇잖어. 빵꾸난 구명보트 쪼가리하구 짐 부스러기만 가지고 무인도에 표류한 애가 딱히 할 게 뭐가 있겠냐. <도전 지구탐험대 - 무인도 버젼(실제로 그런게 있었다)>에서 봤던거밖에 더 보겠냔 말이다.


아무도 지켜봐주는 이 없는 와중에도, 굳건한 후까를 풀지않고 있는 로버트 제멕키스

그러나. 영화는 까딱하면 지리멸렬하며 존나지루하게 되기 십상인 이 상황을 나름대로 잘 극복한다. 어떻게? 오히려 역으로, 주인공의 버벅버벅 체험을 현미경적으로 존나 세밀하게 묘사함으로써.

암담과 짜증과 불안과 억울함 때문에 아노미 상태에 빠진 주인공 '척'이, 남태평양 무인도하면 즉각 떠오르는 지형지물들(이래봤자 뭐 별게 있겠냐. 나뭇가지, 돌, 야자수 등등이지)을 이용해서 어떻게 좀 해보려고 쌩쑈를 벌이는 장면들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불쌍해 보이기도 하지만 또 동시에 꽤 웃겨 보이기도 한다.

사회에서 나름대로 잘 나가던 인간 하나 상당히 불쌍하게 만드는 이 대목에서, 로버트 제멕키스 특유의 재치있는 컷 구성과 앞서가지 않는 박자의 유머감각의 짬밥이 역시 빛을 발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당 영화를 볼 관객들을 위해 자세히는 얘기 안하련다. 나중엔 신비롭게도, 똥 싸고 대충 모래로 덮어놓는 장면을 보고도 웃게 된다는 것 정도만 얘기해 두겠다. 굴러가는 가랑잎에도 웃음을 터뜨리는 70년대 사춘기 여고생두 아닌데 왜 그랬던지 몰러..


'휴머니즘'

우쨌던, 당 영화의 초반부에는 극장에서 팝콘 씹어감서 남 조뙌 상황보며 웃고즐기는 불구경 무비의 원리가 철저히 적용되고 있다. 근데, 그 소소한 불구경이 주는 재미가 또 쏠쏠하다. 불구경의 재미란 스케일에 의해 좌우되는건 아니니깐, <퍼펙트 스톰>마냥 거창하지 않아도 재밌다구.

근데, 많은 관객제위의 생각대로 당 영화는 이런 불구경만으로 끝나는 영화는 아니다. 주최측에서 붙인 '휴먼 블록버스터'라는 촌시런 장르명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가 단순 불구경에서 멈추리라고 생각하는 관객은 없을 것이라 사료된다.

떼돈들여서 러시아 로케이션하구, 비행기 추락시키구, 인간 하나 남태평양 무인도에 표류시키고, 게다가 톰 행크스까지 출연시켰는데, 아카데미상 탈 만한 '휴머니즘' 같은거 안하구 끝나겠냐 이거다. 이거 만든 애덜도 당연히 본전 생각은 하구 만들겠지.

하지만, 그 '휴머니즘'은 <패치 아담스>류의 영화가 보여줬던 느끼만빵 진부찬란의 작위적인 헐리우드 감동대작 필과는 거리가 멀다. 장중한 오케스트라 음악을 배경으로 자신감 충만의 두주먹 불끈쥐며 핏발 선 갑빠위에 희망의 눈빛을 부라리는, 로빈슨 크루소를 가장한 슈퍼맨 나부랭탱이는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존나 다행스럽게도.



영화는 초반부의 불구경 필을 주인공 '척'이 불을 피우는데 성공하고 환호하는 장면까지 유지한다. 그리고 곧바로 "그로부터 4년 뒤"로 건너뛴다.

이 "4년 뒤"에는 예의 그 덜말린 미역같은 턱수염과 머리에, 4년 짬밥의 노련함을 온 몸으로 보여주는 주인공이 우뚝 서 있다. 그러나, 그 노련한 해변 타잔을 통해서 우리가 보는 것은, 단조롭고도 지루하고도 암담하기 짝이 없는 목숨을 이어가고 있는 한 인간의 모습일 뿐이다. 그리고 관객들은, 4년이라는 끔찍한 세월 동안 그가 나름대로 이룩해놓은 '문명'과, 그가 만들어낸 친구 '윌슨'을 만난다.

마침내는 섬을 지배하게 된 한 인간의 자랑스런 성공담 같은건 눈 뒤집고 찾아봐도 없다. 웬만한 영화같으면 전망좋은 나무위 오두막에 애완용 원숭이나 앵무새 한 마리라도 낑궈넣었겠지만, 당 영화엔 그런거 절대 없다는 얘기다.

물론 그의 본거지인 바위 틈 동굴속에도 그가 4년 동안 이룩해온 절라 소소하기 짝이없는 문명이 있긴 있다. 하지만 그건 그가 이룩한 '인류학적 업적'이나 '인간승리' 따위와는 거리가 멀어도 완전 멀다. 그건, 그의 암담하고도 지루한 세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쥐어짜는듯한 그리움의 엑기스로만 보일 뿐이다.

아, 그 동굴속 '벽화'와 회중시계 속에서 누리끼리해져만 가는 애인 '켈리(헬렌 헌트 분)'의 코딱지만한 사진은 지금도 본 위원에게 암담함을 엥긴다..


체험

하지만 영화 자체가 암담하다는 얘긴 아니다. 또한 난해찬란 하지도 않다. 로버트 제멕키스가 감독한 영화치고 난해한거 봤냐.

그렇다고, 내쇼날 지오그래픽 나레이션 필로 뚜렷한 주제같은걸 강요하듯 읊어주는 것도 아니다. 그냥 주인공의 표류 스토리를 웃고 즐기면서 따라가는 사이에, 관객들은 이런저런 생각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떠올리게 된다.

처음 조빠지게 자기 힘으로 불을 만들고 환호하는 '척'의 아자씨 땐쓰를 보면서, 해변으로 흘러들어온 소포 상자에서 나온 속세의 물건들이 생존이라는 지상과제 앞에서 전혀 다른 용도로 쓰이는 걸 보면서 인간의 문명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윌슨'과 얘기하고 싸우기도 하는 '척'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머릿속과 애정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기도 한다.

그 빤쓰, 곡선 한 번 야리야리하다..

특히 '척'이 그의 절친한 친구 '윌슨'과 이별하는 장면에서는, 웬만한 최루탄 영화의 이별 장면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마저 경험하게 된다. 그런 자신이 좀 골때리게 느껴지겠지만('윌슨'의 정체를 알면 이게 뭔소린지 이해가 되겠지만 이 역시 영화를 볼 관객들을 위해 얘기하지 않겠다), 그 또한 당 영화가 주는 새로운 경험 되겠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이런것들 말고 '저 섬에 파리 모기 도마뱀은 왜 없을까' 부터 '아무도 없는 무인돈데 너덜너덜한 블랙칼라의 수제 빤쓰는 왜 입고 있을까'까지 버라이어티한 생각의 나래를 펼칠 수도 있겠고.

어쨌든, 이 영화의 '무인도 표류'가 극한 체험에 대한 단순한 불구경과는 차별을 긋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어떤 결론이나 일관된 주제를 강요함 없이, 관객들을 주인공의 심히 그럴듯한 '경험'속으로 데리고 들어감으로써 스스로 다양한 생각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점 말이다.

감독 제멕키스의 입을 빌면 이렇다.

"우리는 관객들이 주인공의 관점으로 볼 수 있게하기 위해서 조빠지게 노력했어여"


촬영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영화는 여러 짓들을 하지만, 그 중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역시 촬영이다. 우선 카메라의 움직임을 볼작시면, 주인공 '척'이 느끼는 영화의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카메라의 움직임이 완전히 달라진다.

'척'이 러시아 혁명가를 배경으로 "우리의 주인인 시계가 우리의 밥줄을 끊게 될 것이다!"라고 큰소리 떵떵치던 러시아 장면에서 카메라는 스테디캠하구 크레인에 실려서 주리줄창 움직인다. 거의 정서불안 필에 가깝게.

그러던 것이 '척'이 무인도에 표류하고, 순식간에 주체할 수 없게 뎀비는 시간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신세가 된 다음에는 카메라는 거의 졸면서 찍게 아닌가 할 정도로 안 움직인다. 특히 '척'이 섬 정상으로 가서 바다를 망연자실 내려다보는 장면을 보라. 이 장면에서 카메라는 지루한 시간의 흐름에 실려 흐느적흐느적 지혼자 움직인다. 주인공이 프레임에서 벗어나건 말건 말이다. 이건 '느려터진 시간의 무게가 주인공을 압도해버렸음'을 표현하는데 굉장히 효과적인 작전이었다 사료된다.

이 작전과 관련하여, 촬영감독 돈 버지스Don Burgess는 이렇게 읊조렸다. "이 영화 촬영에서 가장 힘들었던 대목은, 카메라가 움직이지 않는 모든 장면이었어여" 이 말은, 어떻게하면 장면 더 쪼개고, 어떻게하면 더 아크로바틱하게 카메라를 돌리고 흔들고 뒤집어볼까 노심초사 고민하는 작금의 세태에 경종..머 이런거 되겠다. 우쨌던.

뭐, 이 카메라 움직임에 대해서는 영화의 리듬에 따라서 카메라 움직임이 달라지는건 당연한거니까 별거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다. 허나, 이 영화의 바다 장면에서의 촬영은, 위에 읊은 소기의 작전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이 영화의 암담필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한 괜찮은 촬영이었다 사료된다.

특히, '척'이 수평선 저멀리 지나가는 불빛을 보고 헐레벌떡 보트를 몰고 나가는 장면에서의 촬영을 보라. 이 장면에서, 조또 아닌거 같던 파도는 딱 주인공의 눈높이(속세 용어로는 '시점샷POV')에서 잡힘으로써 상당히 존만해 보인다. 이 장면에서 관객들은 주인공과 함께 버벅거리고 허우적거리게 되고, 결국 탈출에 대한 답이 없음을 절감하게 된다. 그리고 관객은 주인공과 함께 그 섬 안에 갇힌다. 암담하게도.



특수효과 - 또 로버트 제멕키스

이 바다장면을 촬영하기 위해서, 톰 행크스가 탄 보트를 잠수맨이 뒤에서 민다던지, 뗏목 맞은편에 '캐롤리나 스키프Carolina Skiff' 사의 쪼매난 제트 보트를 달아서 촬영한다던지 하는 꼼수들이 사용됐다. 하긴, 톰 행크스의 그 빈약한 갑빠로 내내 그 보트 저어감서 연기하는건 무리라구 본다, 음..


참 조빠졌겠다..

그리구 <퍼펙트 스톰>에서 렌즈 앞에서 압축공기를 쏴서 렌즈에 물 안튀는 장치를 만들어줬던 '하이드로플렉스Hydroflex'사의 피트 로마노Pete Romano가 또 방수맨을 맡았는데, 이 영화에서는 렌즈 앞에서 디스크를 존나 고속으로 회전시키는 작전을 썼다. 근데, 기냥 렌즈 주변에다 실리카겔 쫙 붙여놨으면 안돼쓰까나? 우쨌던간에..

영화사상 최고의 실감 추락장면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비행기 추락씬을 빼고는, 당 영화에는 이렇다 할 특수효과는 없다. <퍼펙트 스톰>에서 익히 보았던 산더미 파도 씬과 가끔 대낮에 찍은 장면을 밤 장면으로 만들기(속세 용어로는 '데이 포 나이트Day-for-Night') 위해서 밤하늘을 CG로 만들어 넣은거 말구는 말이다. 그 또한 특수효과라는걸 거의 눈치깔 수 없지만.

이건 뭘 말하는가. 그렇다. 특수효과 역사의 획을 긋는 첨단까지는 아니더라도, 만드는 영화마다 꽤 재치있는 특수효과들을 도입하던 로버트 제멕키스도 이제는 '재미있는 비쥬얼'보다는 '인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거다. 하긴, 예전 영화들도 무대뽀로 말두안되는 시나리오에 특수효과 쳐바른 영화들은 결코 아니었다만.

결론적으로 <캐스트 어웨이>는, 다른 제멕키스의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진부하지만 중요한 교훈을 보여주고 있다. 맨날 되도 않는 스토리에 떼돈 쳐발라댐으로써 극악무도한 쒯덩어리를 양산하고 있는 작금의 세태에 말이다.

그건 바로 영화나구 특수효과 났지, 특수효과 나구 영화 난거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잘 써진 시나리오 한 편이, 그리고 그걸 재미있게 풀어내는 연출력이 그 어떤 눈 뒤집히는 특수효과보다도 더 영화를 볼만한 것으로 만든다는 사실이다.



우쨌던, 오랜 표류끝에 만난 이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본 위원은 실로 감만에, 2시간 20분이라는 그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끝이 다가옴이 아쉬워지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다분히 안 헐리우드스러운 결론으로 마무리를 짓고있는 이 영화의 엔드 크레딧이 올라가고도 여전히 대사 한 마디가 본 위원의 후두부에 늘어붙어 있었다.

"희망을 가질 이유가 아무것도 없었어도, 어쨌든 살아있어야 했어"

그래. 살다보면 절라 영화 볼 꺼 없는 설 연휴를 보내기도 하구, 그게 지나면 또 괜찮은 영화 볼 날도 오기 마련인거다.


- 딴지 영화진흥공사 사무총장
한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