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번의 기습적 자쥐노출 사건으로 인한 파장이 크다.
물론 노출 그 자체는 영문도 개연성도 세련미도 당당함도 없는 상당히 구린 것이었다는 의견이 중론이나,
한편으로는, 이로 인해 인디음악판 전체가 싸잡아 비난받거나 입지가 축소되는 일이 생겨서는 안된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져가고 있다. 지당한 얘기다.
하지만 금번 사건은 벗은 애들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인디음악에 대한 어느때보다도 활발한 논의를
본의 아니게 끌어내기도 하여, 본의 아닌 긍정적 효과 또한 낳고 있음 또한 주목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
본지, 이런 본의 아닌 필.. 매우 좋아한다.
헌데, 좃선/똥아 등 평소 심각한 자쥐 공포증에 시달려 온 일부 찌라시들은 일제히 "TV
켜기가 겁난다"는 제목을 뽑으며 이번 사건을 통한 자쥐 공포증의 재발과 그에 수반된
고통을 호소해오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이들은 오줌을 싸려고 지퍼를 내리기가 무섭게 자신의 자쥐의 모습이 눈 앞에 어른거리고, 특히
샤워시에는 자신의 자쥐의 전모가 아무런 여과없이 시야에 들어와버리는 등, 너무 "겁나서"
정상적인 배변생활과 목욕생활을 일체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바, 시민들은 여름철 위생관리와
악취억제 차원에서 이들을 조속히 격리수용해 줄 것을 보건당국에 촉구하고 있다.
또한 '해저드갱제'라 불리우는 군소 찌라시는 "아슬아슬
부비부비… 쾌락만 흐느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홍대 앞의 모든 클럽들과
지들이 평소 애용해온 나이트가 싸잡아 동일할 것이라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또다시 저지름으로써, 대학별
논술시험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을 다시금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렇듯 각계각층에서 쏟아져나오는 각종 반응들 중,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단연, 당 사건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잽싸바리한 논평을 내놓은 이명박 서울시장의 발언이다.
이 시장은 "사회 통념에 어긋난 퇴폐적 공연팀이 서울시
산하 공연에 초청되지 않도록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각 구청을 통해 그런 공연이 이뤄지는 곳을 일제점검하라"는
발언을 통해, 버스운행 시스템 개비 시점을 자신의 취임일에 맞추기 위해 존나 무리를 함으로써 얻어먹었던
욕의 거의 70%를 상회하는 양의 욕을 또다시 얻어먹고 있는 바, 영국 기네스 재단측은 이 시장이 현재의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50년 쯤 뒤 기네스북 최장수 기록에 최초로 한국인의 이름이 수록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의 금번 발언은
▶ 유수한 국제 영화제 행사장에서, 전 세계를 향하여, 수줍은듯 살짜기 한쪽 가슴을 노출시킨 바 있는
소피 마르소
▶ 역시 유수의 음악 공연장에서, 역시 전 세계를 향하여, 이번에는 화끈하게 한쪽 가슴을 노출시킨
쟈넷 잭슨
등등 세계 통념에 어긋난 퇴폐 행위를 감행한 해외 퇴폐 연예인이 출몰하는 해외 촬영장/공연장에 대한
구청 직원들의 일제 단속, 그리고 이들에 대한 입국 금지와 보도 지침을 전 세계에 하달하는 등의 호방한
글로벌 감각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국민적 관심이 왕창 집중되어 있는 이러한 호재를 놓칠 수 없다는 판단하에 "블랙
리스트 작성", "각종 공연장 단속"등 전혀 실효성없는 SF적 대책이라도
일단 질러주고 보는 이 시장의 행보에 주목, 이것은 그가 선보여왔던 '밟혀 죽는 잔디, 세금으로 다시
깔기', '안 흐르는 강물, 양수기로 퍼나르기' 등의 미봉책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는 바, 그 대쪽같은
정책적 일관성만큼은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어, 찬반 논쟁이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본지는, '일단 박터지게 밀어붙이기'를 평소 신조로 삼아온 이명박 시장이 이러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내놓을 수 있는 대안은 오로지 한가지,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보다 강도높은 대응책을 발표해버리는 것 뿐이라
판단한다.
이에 본지는 이명박 서울시장 측에 다음과 같은 특별조례를 긴급히 제정할 것을 제안한다.
'공연자 전용 정조대(貞操帶)
착용 의무화에 관한 조례'
10인 이상의 관중 앞에서 공연행위를 하는 모든 자들에게, 시에서 지급하는 스뎅제 정조대를 일괄적으로
착용할 것을 의무화하는 것을 그 주된 내용으로 하는 이 조례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규정들을 포함한다.
▶ 잠금장치에 관한 규정
: 이 정조대는 이명박 시장이 직접 비밀번호 를 입력하지 않는 경우,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개봉되지
않는 지문인식 전자잠금 장치를 장착함으로써, 공연자들의 자쥐를 기습적 노출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내야
한다.
덧붙여, 이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를 이명박 시장의 취임일을
형상화한 '0701'로 초기화하여 출하한다면, 이명박 시장이 평소 추구해 온 합법적 사전 선거운동
효과 또한 충분히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 노출 적발 시스템에 관한 규정
: 또한 이 정조대는 별도의 광센서와 위치추적 장치를 장착함으로써, "블랙 리스트"에
오른 "퇴폐적 공연팀"이 서울시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자쥐노출을 꾀할 경우 이를
적발해내는 기능도 갖춰야 한다.
이 '노출 적발 시스템'의 작동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정조대 낭심부 중앙에 위치한 광센서에 일반적인 실내조명의
조도인 40룩스를 넘는 빛이 감지되면, 이를 노출 시도로 인식
② 노출 시도 인식 즉시, 위치 추적장치가 각 구청별
단속반에 노출혐의자의 현재 위치를 전송
③ 전송된 정보를 바탕으로 구청 단속반은 자쥐노출 혐의자를
추적/검거
④ 노출 시간에 비례하여 부과되는 범칙금 스티커를 노출자의
자쥐부에 부착 (단, 그 노출 욕구가 사회 통념으로 보아 지나치다 판단될 경우, 경찰서까지 자쥐를
임의동행할 수 있음)
⑤ 완료
▶ 명칭에 관한 규정 :
이 정조대의 제작에 소요되는 비용은 언제나처럼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될 것인 바, 내돈 안 쓰고
최대한의 정치홍보 효과를 뽑는다는 이 시장 평소의 신조에 충실한 '명박 철빤스'라는 명칭을 부과한다.
▶ 부칙 : 단, 위의 조례의
공표가 추진될 경우 다수의 시민단체와 공연예술 단체 등의 반발이 예상되는 바, 이 경우, 이 시장은
동요됨 없이 자신의 과거 발언을 재활용해줌으로써, 끝까지 그 낙장불입적 기개를 관철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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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철빤쓰를 입히기
위해 군대라도
동원하고 싶은 심정이다" |
이상이 조례안의 대략한 개요다.
물론 여기에, 철빤쓰 주요부위에 잔디를 심어주는 인간녹화 사업을 병행한다던지
하는, 이 시장의 평소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옵션을 추가하는 방안 또한 얼마든지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여하튼, 아무쪼록 이번 기회에 각종 내맘에 안드는 딴따라들에 대한 척결의 의지를 밝힌 이명박 시장의
발언이 더욱 명쾌하게 구체화됨으로써, 모든 사안을 자신의 개발독재적 가치관에만 맞춰 해결하려 드는 그의
사고방식이 전 국민앞에 모자이크 처리없이 그대로 노출되길, 본 기자 충심으로 희망한다.
이상.
- 편집국장
한동원
